2014 상반기 버닝 리스트 (어쿠스틱 라이프外)

 

벌써 2014년 상반기가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저의 생활에 소소한 재미와 즐거움을 주었던 것들을 리스트업~ 해보려고 합니다.

생각나는대로 뒤죽박죽 적어보았습니다.

 

다음웹툰 어쿠스틱 라이프

본격 결혼장려 웹툰이랄까. 다음 웹툰에서 난다 작가님께서 약 4년간 연재 중입니다. 현재는 시즌9에 접어들었구요. 웹툰을 별로 보지 않는 편이라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히 본 날 하루종일 회사 업무도 내팽긴채 정독을 한 후 심심할 때마다 또 보고 했지요. 아마도 제가 스마트폰을 갖고 싶었던 이유가 어쿠스틱 라이프를 자기전에 편안하게 누워서 보고 싶어서였기도 할 정도였죠. 웹툰 작가 난다님과 게임회사 직장인 겸 게임 매니아인 한군의 결혼 생활일기 형식인 이 웹툰을 보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번지고 말죠. 기혼자인 저도 난다님의 알콩달콩한 결혼생활이 부러운데 미혼이라면 오죽 할까요. 신혼기를 지나 예쁜 딸 쌀이를 낳고 올해 2월부터 육아기에 접어든 난다님의 고군분투가 엿보여서 더욱 생활밀착형 웹툰이 되었어요. 매주 금요일에 업데이트 되구요. 시즌제로 연재하는만큼 얼마동안은 휴식기를 갖고 소재도 쌓으시고 컴백하시는데.. 후기가 올라오는 날이면 우울해질 정도에요. 후기가 올라오면 휴식기에 접어드는거니까.

 

SBS 금요일엔 수다다

어쿠스틱 라이프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금요일은 수다다때문에 IPTV를 신청했죠. 그전까지는 아파트에서 단체로 신청해서 보고 있는 케이블을 2,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보고 있어서 IPTV의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가게를 하느라 본방송을 항상 놓치고 남편도 영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라 둘이서 편하게 다시보기 기능으로 이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서였죠. 접속 무비월드에서 영화는 수다다를 참 좋아했지만 항상 짧아서 감질맛이 났었는데 (아마도 제 생각에) 이 코너의 인기에 힘입어 진화되어 단독 프로그램이 된 것이 금요일엔 수다다죠.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김태훈 칼럼니스트의 찰떡궁합이 야무지게 보이며 영화 들려주는 남자, 그들 각자의 영화관, (제가 애정하는) 영화 읽어주는 남자 이렇게 세 코너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초기에는 주기철 기자도 나와 한 영화인의 필모그래피를 소개해주는 코너도 좋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금방 없어졌죠. 영화는 수다다에서 개봉영화 위주로 소개를 했다면 영화 읽어주는 남자에서는 미처 몰랐던 숨은 명작들을 이동진 평론가님이 알기 쉽게 소개해주는데 보고 나면 그 영화를 꼭 한번 보고 싶게 만들지요. 평소 어려웠던 영화라도 이 프로그램에서 두 MC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엄청난 집중을 하게 됩니다. 방송날짜는 매주 금요일 새벽 1시. 대체 누가 편성을 이따위로 한건지요.. 예고도 없이 2시에 하기도 하고 요즘같은 월드컵 시즌에는 가차없이 결방하기도 하는 하루살이 목숨같은 프로그램같은 느낌이에요.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

tvN에서 작년에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인 후 시즌1을 방영하고 올해 시즌2를 방영했습니다. 시즌1 출연진은 장동민, 유상무, 남희석, 김동현, 구양배추 현조세호, 김주호 (야....)가 제작진의 피도 눈물도 없는 (한마디로 융통성 zero) 진품명품과 역사스페셜에 버금가는 고증을 통해 출연진들이 조선시대를 비롯한 과거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제가 제일 웃기다고 생각하는 세 사람중 하나인 장동민이 유상무와 마치 유재석, 박명수 뺨치는 합을 보여주며 재미를 더해주구요. 시즌1에서는 파이터 김동현의 죄인 유배 행로를 그대로 답사해 보고 있으면 배꼽이 빠지게 웃기다가도 안쓰럽기까지한 명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즌1 이후로 시즌2를 목빠지게 기다린 결과 지난달에 시즌2를 방영했는데 출연진의 변화가 있었지요. 남희석이 빠지고 홍진호와 전현무, 김보성, 조쉬, 아이돌 한명이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이 조합은 미스였죠. 아마도 시즌2의 시청률이 하락에 출연진의 변화가 한몫했을 거구요. (유상무가 실제로 뺨을 맞는 장면은 정말 폭소를 자아냅니다) 홍진호와 전현무 프로그램을 대부분 좋아하는데 시간탐험대에는 맞지 않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역시나 장동민과 유상무 조합도 좋았고 월요일이 기다릴 정도로 나름 재밌었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죠. 바로 시간탐험대가 폐지한다는 소식이 바로 그것. 당연히 다음 시즌으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폐지라니. tvN이 멍청하다고 봅니다. 시간탐험제를 보면 예전의 무한도전 냄새가 진하게 났고 일례로 무도빠돌이인 남편조차 요즘의 무도는 시큰둥하게 보는 반면 시간탐험제를 흠뻑 빠져살았는데 폐지라니요. 유상무는 프로그램 폐지 소원을 즉각 철회해주길 바랍니다.

 

JTBC 뉴스 9

세월호의 참담한 사건을 계기로 종편에 발을 딛게 되었죠. 김수현 작가님을 좋아해 무자식 상팔자를 보고 싶어했어도 다운받아 본다던지 타 케이블 방송을 통해 시청하며 종편은 안보리라 다짐했건만 그 의지를 무너지게 만든 그 분은 바로 손석희 앵커님. 한 때 제 이상형이기도 할 정도로 존경하는 남자어른이었는데 JTBC 사장으로 취임한다는 소식은 정말 청천벽력을 넘어서 제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마지막 보류같았던 어떤 믿음과 신뢰가 와르르 무너진다고 할까요. 그 분마저도 종편의 편으로 돌아선다면 누굴 믿고 누가 약자의 소리를 대변해줄까라는 공포심이 들었어요. 하지만 세월호 보도를 통해 그 누구보다 아파하며 진실과 팩트를 찾아 고군분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자리에서였건 약자와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면 되지 않을까하며 조심스럽게 손석희 앵커님의 뉴스 9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리고 저또한 서서히 비극적인 이 사건을 잊어가고 있지만 오늘도 뉴스 9의 첫 보도는 팽목항에서 시작되고 있어서 항상 믿음직스럽습니다. 부디 종편을 뛰어넘어 손석희님의 뉴스를 지켜나가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