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멘더스 감독 레볼루셔너리 로드 : 일상이 권태로운 부부에게 강추!!

 

오랫동안 미뤄놨던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보았습니다.

2009년작이니 꽤 됐네요. 믿고 보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타이타닉 이후 부부로 연기하였다니... 꼭 보고 싶었습니다.

학창시절 타이타닉에 빠져서 몇번이나 보고 OST CD까지 구매해서 주구장창 들었던 저니까요.

우선 감독 이름이 낯설지만 그 유명한 아메리칸 뷰티 감독이니까 더욱 기대감이 컸습니다.

영화는 한마디로 일상이 권태로운 한 부부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더군요.

바로바로 현재의 저희 부부랑 꼭 닮았구요. 그래서 더욱 감정이입이 되어서 보게 됐고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결혼 3년차에 아이 둘을 가진  에이프릴은 연극배우이기도 합니다. 영화 처음에 보면 연극을 공부하는 열정적인  학생으로 나왔는데 이제 프로배우이지만 연극이 끝난 후 자기 연기에 깊은 실망감에 분장실에서 울고 있습니다. 남편이 다가와서 다정하게 기운을 북돋아주는 말을 해주지만 역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부부싸움만 커지게 되지요. 아마 저라도 그랬을 거 같습니다. 저럴 때는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이 더욱 필요한 법인데 말이죠.

 

 

그러던 어느날 에이프릴은 남편 프랭크와 함께 파리로 이주할 계획을 세웁니다.

파리에서 비서로 일하겠다고 하고 프랭크에게는 일을 하지말고 책을 읽고 문화생활을 하면서 자기 적성이 뭔지 찾아보라고만 합니다.

자기자신이 열정인 쏟았던 연극에 대해서 포기한 모양이네요. 대신 그동안 부양하느라 허리가 휜 남편에게는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주고 싶어하고요.

희망에 찬 에이프릴의 계획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프랭크도 점점 파리에 대한 동경을 꿈꾸며 이주할 준비를 해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인생이 그러하듯 여러가지 뜻밖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죠. 프랭크의 승진과 에이프릴의 임신.

여기서부터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려는 아내와 현실에 안주하려는 남편.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고 가장 슬프기도 한 장면입니다.

결국 현실에 안주하기로 한 남편에 대한 깊은 실망으로 오만정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 상황을 간파한 제3자로부터 돌직구를 맞고 영혼이 나간 상태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제3자 역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얼마전에 '금요일은 수다다'에서 이동진이 소개한 '테이크 쉘터'에 나온 배우이기도 한데, 거기서도 정신에 약간 문제가 있는 남편으로 나온다더니, 여기서도 정신병원에서 외출나왔네요. 그런데 정말 이 영화에서 이 배역이 제일 매력있었습니다. 저에겐. 테이크 쉘터도 얼른 챙겨봐야 겠어요.

 

 

결국 에이프릴은 큰 결심을 하고 혼자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아. 이것으로 정말 뜻밖의 결말을 갖고 오게 됩니다. 흑.

저의 성향을 따지자면 남편 프랭크쪽이라 너무 무대포인 이상주의자 에이프릴이 사실 이해가 안되기도 했지만 그녀의 그런 용기가 부럽기도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권태는 어디를 가던 무슨 일을 하던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보다는 하면서 즐거울 수 있는 일을 갖고 싶은 맘은 큽니다.

직업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건 어려운 일인걸 잘 알지만 조금이라도 보람이 더 크다라고 느낀다면 그것 또한 기쁨일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살면 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울까.

정말 힘든 문제이고 결정하기가 머리가 아프고 큰 용기가 필요하네요. 에이프릴과 프랭크처럼

그나저나 케이트 윈슬렛은 원래 좋아하던 배우였지만 여기서 정말 연기가 후덜덜하네요.

 

+ 여기서 에이프릴네 주방과 이웃 밀리네 주방구경 : 저는 영화를 보면 주방이나 식기, 음식 구경하는 걸 참 좋아하는데

특히 이 영화는 가구나 침구, 주방, 에이프릴 옷까지 아기자기한게 너무 이뻐요.

관심있는 분들은 꼭 챙겨보세요. 강추합니다.